가을이 오면 갯쑥부쟁이는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.
바닥을 기어 바위가 나타나면 그 바위를 타고 넘으며
실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을 품고서 바다로 간다.
정작 바다에 닿으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게 될지라도.
섬은 그렇게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무장되어있다.
설령 그 섬에서 그리움의 본질을 만질 수 없을지라도
누군가를, 어떤 대상을 염원하며
달려갈 수 있는 마음만으로도 삶은 향기롭다.
여행은 나와의 만남을 위한 여정이다.
과연 어떤 나를 만날지는 알 수 없다.
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저 들꽃처럼
가고픈 섬이 있으니 나의 삶에서는 꽃 같은 향내가 난다.
글 / 황정희
사진 / 오진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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